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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T의 활약과 소방관의 허무한 죽음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들을 구해낸 해군 UDT 대원들의 활약은 많은 국민들이 가슴 뿌듯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군사작전에 대한 일부의 우려와 정치적 이유에 따른 싸늘한 평가도 없지 않지만, 이번 구출작전은 정부와 군에 대한 신뢰는 물론 국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큰 자부심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감동과 자부심을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용연한이 넘은 사다리차로 대민 지원업무에 나선 소방관이 순직하고 크게 다친 일이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두 사건을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특수부대원과 소방대원은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훈련의 강도나 실전에서 총격전 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특수부대원의 임무를 더 위험한 것으로 여기게 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소방대원에게 노출된 위험이 특수부대원보다 덜하거나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구한다는 점에서 두 임무는 국민과 사회로부터 똑같이 존경받아 마땅하고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현실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언론은 이번 구출작전의 성공적인 수행을 연일 보도하면서 UDT 대원들의 혹독한 훈련과 최강의 전투능력을 소개했고,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와 장비의 우수한 성능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소방대원의 낡은 구조구급 장비와 차량은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방치된 채 제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빌고 있을 뿐이다. 그 실상은 말할 것도 없이 언젠가 비극적인 사고가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만약 UDT 대원의 작전에 사용되는 특수사다리가 노후화로 끊어져 피랍선박에 오르다 대원들이 바다에 빠져버렸다면 작전의 실패와 부대원의 안전은 물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적인 대망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낡은 사다리차가 추락해 소방대원이 죽거나 다친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은 바로 그런 경우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소방대원의 허무한 죽음을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

특수부대원들의 활약에 국가적 자부심이 충만한 때이지만, 동시에 우리는 소방관의 허무한 죽음에 참을 수 없는 국가적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다. 도대체 어떤 '선진국'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겠는가 말이다.

UDT 대원들의 너무나 자랑스러운 성공적인 작전수행을 깎아 내릴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소방관의 임무도 UDT의 임무만큼 중요한 것이고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위해 충분한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지적되는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와 복지문제는 둘째치고, 최소한 '안전'을 보장해 줄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권도 이런 문제에는 여야나 보수, 진보를 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보수, 진보를 자처할 자격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꼬리말 : UDT,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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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사직


국회의원직을 그만 두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사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국회법상으로는 '사직'이라 표현한다. 의원직의 사직은 국회법 제135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35조(사직)

① 국회는 그 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폐회 중에는 의장이 이를 허가할 수 있다.
② 의원이 사직하고자 할 때에는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사직의 허가여부는 토론을 하지 아니하고 표결한다.

국회의원의 신분은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3항에 의한 '정무직 공무원'이므로,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의 자유의사에 의해 사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지만 사직의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 국회의원이 "사직하겠다"는 말을 하거나 문서를 남겼다고 해서 곧바로 사직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이므로 그 직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신중하고도 분명하게 처리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제시한 국회법 제135조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사직을 하고자 할 경우 본인이 직접 서명하고 날인한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제2항). 여기서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국회의장에게 직접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실무적으로 국회사무처 의사국 의안과에 제출하면 된다. 즉, 의안과에 제출하는 것이 곧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제출된 사직서는 '의안'으로 다루어지게 되는데, 법률안과 같은 일반적 의안과는 다르게 취급된다.
 
국회가 회기 중일 때에는 토론 없이 표결에 붙여 의결한다(제3항). '토론'은 하지 않지만, 사직서를 제출한 의원이 사직이유에 대해 본회의에서 '진술'을 할 수는 있다. 반면에 폐회 중일 때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하는 것으로 사직의 효과가 발생한다. 이때 국회의장은 허가를 할 수도 있고, 다음 회기의 집회를 기다려 처리할 수도 있다. 만약 의장과 부의장 2인이 모두 궐위되어 의장의 직무를 행할 자가 없을 때에는 다음 회기의 집회 시까지 처리할 수 없다.

주의할 점은, 사직서가 회기 중에 제출되었더라도 회기의 만료로 폐회가 되었을 때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하는 것으로 사직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폐회 중 국회의장의 사직을 허가한 때에는 다음 국회의 집회가 있는 때 즉시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의원직 사직의 법적 효력은 "회기 중 본회의 의결"이나 "폐회 중 국회의장의 허가"가 있을 경우에만 발생한다. 따라서 사직서를 제출하였더라도, 본회의 의결이나 국회의장의 허가가 있기 전에는 이를 철회할 수 있다. 철회는 일반의안과 달리 본회의의 의제가 된 때에도 철회를 위해 본회의의 동의를 요하지 않으며, 철회의 의사표시가 의장에게 도달하면 철회의 효력이 발생한다. 철회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구두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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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사직  (0) 2009/07/24
꼬리말 : 국회의원, 의원사직, 의원사퇴, 의원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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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담긴 공화주의

아침에 담배를 피우며 조선일보를 첫장부터 넘기며 보던 중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2009 한국의 모색-좌우를 뛰어넘다"라는 기획기사인 듯 싶었는데, "촛불집회로는 共和적 이상 실현 어려워"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 "촛불집회로는 共和적 이상 실현 어려워"

김우창 교수를 직접 인터뷰하지 않았으므로 그분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기사원문에 있는 짧은 동영상을 보았을 때에 촛불집회의 한계 내지는 부정적 측면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맞는 듯 하다. 물론 촛불집회의 한계나 문제점을 이야기 했다고 해서 그 분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우창 교수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적으로 옳다고 적극 동의하기도 어려운 입장인데, 그 이유는 "공화적 이상 실현"의 책임을 촛불집회에만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질문에 한정된 답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조선일보의 기사가 김우창 교수의 생각을 왜곡하지 않았다면, 나는 김우창 교수의 생각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촛불집회의 현재적 한계와 문제점만을 바라 보았을 뿐 촛불집회가 갖는 긍정적 의미에 대해서는 한 푼어치도 쳐주지 않은 부당함이 있기 때문이다.
 
기실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화적 이상 실현"에 걸림돌이 되어 온 것은 촛불집회가 아니다. 한국 현대사를 보면 "공화국"이라는 말 자체가 쑥스러울 지경이고, 그래서 어느 헌법학자는 그 역사 속에서 공화국인 채 하는 정권들을 보며 '공화국 모독죄'를 신설해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아가 제1공화국, 제2공화국, 제3공화국... 아무렇게나 갖다 붙이는 (정리 불가능한) 공화국 차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런 물음을 던져 보겠다. 지금 대한민국은 몇 공화국인가? 현 정부는 지난 '좌파정권'과 결별을 선언하기 위해 "제7공화국"이라 명명하고 싶을 지는 모르겠으나, 동의를 얻기는 힘들 것이다.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하면, 제6공화국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현 정권은 "제6공화국 5기"가 될 것이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다음이란 얘기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해도 별로 의미는 없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언제 공화국 같았냐는 게 문제다. 허무주의를 경계하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은 '공화국'이면서 공화국 같지가 않았다.(북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지만, 그게 어디 공화국인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촛불집회는 공화적 이상 실현의 걸림돌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공화주의적 정치문화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김우창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촛불집회에도 한계와 문제점이 있고, 그런 지적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풀어나가야 할 '과제'에 속하는 것이지, 촛불집회 자체가 미래의 공화제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어서는 안 된다.

한편, 촛불집회의 한계와 문제점이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가에 대한 물음도 제기할 수 있는데, 김우창 교수는 인터뷰 기사에 게재된 동영상에서 지행합일 사상으로 인해 행동(실천)을 중시하는 '유교적 전통'의 잘못된 발로라고 보는 듯 하다. 아울러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형태로 표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시 일리 있는 지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에 있어서도 완전하게 동의할 수는 없다. 김우창 교수가 말하는 유교적 전통의 습성인 측면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것이 본질적 이유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촛불집회가 반공화제적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반공화제적 상황이란 사회구성원이면서 주권자 국민의 일원(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지 '개인'에게는 없다)으로 자각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권력집단이 결정하면 하는 대로 따라야 하는 억압적 상태를 말한다.

만약 이런 생각이 설득력이 있다면, 현재적 관점에서 "촛불집회로는 공화적 이상 실현이 어렵다"는 주장은 '왜곡'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앞뒤 잘라낸 그야말로 쌩뚱맞는 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완전히 배척해서도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촛불집회가 공화적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앞으로 공화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그때는 김우창 교수의 지적이 옳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김우창 교수 인터뷰 기사가 계속 떠올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해가며 신문을 넘겼는데, 뒷 부분에 이르러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김대중 고문 칼럼, "좌파와의 전쟁"

글을 빠르게 읽어 내려가며 나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앞에 있는 것은 인터뷰 기사요, 뒤에 있는 것은 칼럼이므로 '일관성'이라는 잣대로 판단할 수 없고, 이것이 공식적으로 조선일보의 입장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비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공화적 이상 실현"이라는 주제를 담았던 신문이, 돌연 공화국 대통령에 대해 '좌파와의 전쟁'을 시작하라는 글을 동시에 담고 있으니, 나로서는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조선일보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혼란을 느낄 독자를 위해 김대중 칼럼에 '편집자 주'라도 달아 놓았어야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우창 교수의 인터뷰 기사는 그래도 설득력이 있는 부분이 있고, 주의 깊게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여겼지만, 김대중 고문의 칼럼은 단언하건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아이들 교과서에 '反공화주의적 생각'의 예시가 필요하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글을 추천하겠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앞서 얘기한 김우창 교수의 인터뷰 기사 제목을 그대로 빌리면 된다.
 
"김대중 칼럼으로는 공화적 이상 실현 어려워"

정치적 입장이나 생각,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하여, 같은 사회구성원을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닌 '적'으로 삼는 국가는 영원히 공화국이 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민주공화국' 국민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김대중 고문의 주장에서 쓰이는 근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좌파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좌파가 집권했을 때 좌파의 발목은 누가 잡고 있었던가. (아참, 김대중 고문이 좌파집권시기를 공화국 정부로 보는지부터 확인해야 될 것 같다.)

지난 일 갖고 편을 갈라 싸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김우창 교수가 말하듯 공화적 이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공화에 걸맞는 합리적 체제가 필요하다. 그 체제의 기본은 "보다 너그럽고 관대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진보진영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보수진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고문이 말하는 것이 과연 '공화'일 수 있는가? 그것은 독선과 아집의 주문일 뿐이고, 공화적 체제와 이상을 무너뜨리는 행위일 뿐이다.

공교롭게 같은 일자에 실려 미리 읽어 보지 못했겠지만, 김대중 고문에게 조선일보를 '열독'할 것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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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 공화국, 공화제, 공화주의, 김대중, 김우창, 조선일보, 좌파,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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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세상 at 2009/01/29 04:58  r x
말씀대로 "같은 날짜에 실려" 그랬나 봅니다. 여러 각도에서 나오는 의견을 골고루 실어주는 참 공평한 신문이군요. 어느 쪽 의견에 고개를 끄덕여줄지 판단은 독자들 몫이겠지요.
희한한세상 at 2009/01/29 05:01  r x
다른 한편으로 (김우창 교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하여) 저는 촛불집회가 공화주의 실현에 도움을 줄 도구인가 하는 질문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게, 광장에서 불 붙은 촛불이 인터넷 안으로 빨려들어가버렸다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at 2009/02/28 17:20  r x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fides at 2009/02/28 22:10 x
초대장 보내드렸습니다. 멋진 블로그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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