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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그 자체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해결하기 어려운 난관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통일의 희망을 간직하며 남과 북이 어떻게든 계속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명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참 많은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북한의 김정일과 조선노동당 지배체제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더불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남한의 시기적 상황을 염두에 두어 이번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쇼'(show)라고 규정한다.
나는 그들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들의 입장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지배체제나 북한인권상황, 북핵문제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은 북한과 화해하고 협력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너무 쉽게 '친북좌파'로 규정해 버리지만, 북한의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그야말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 문제가 있고, 그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럼에도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희망을 품는다.
아니, '그럼에도'가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것이다. 회담은 말 그대로 '만남과 대화'를 의미한다. 그것은 다시 말해 북한을 변화시키고, 우리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평화적 방법을 의미한다. 물론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약속하며 어떻게 이행하고 또 지속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지만, 지금의 남한과 북한은 정상들 간의 회담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것이다.
오늘의 남북정상의 만남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이 회담을 그저 '쇼'라고 규정해도 상관없다. '정치는 모두 쇼'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에게 있어 '쇼' 아닌 정치를 떠올리기란 참 쉽지가 않다. 아마 그런 기억이 많았다면 사람들이 '정치'에 회의를 품는다거나 혐오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치에 흔해 빠진 것이 이렇듯 '쇼'라면, 지금까지 지겹도록 보아 온 '부정부패쇼', '의회난동쇼', '권력쟁투쇼' 같은 것을 보느니... 차라리 채널을 돌려 '남북정상회담특별쇼'를 자주 보는 것이 더 즐거울 것이다. 더불어 조지 부시 주연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이라크 전쟁쇼' 같은 것보다, 남북합작의 '남북한 평화쇼'를 더 높이 평가하고 의미 있는 볼거리라 생각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쇼일지라도, 우리는 바로 이와 같은 쇼를 해야만 한다. 이 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쇼를 바라는 것인가? '무한반복 구닥다리 냉전쇼?', '미국 강경파 특별초빙 대북압박쇼?', '대북선제공격 한민족 불꽃놀이쇼?', '남과 북 영원히 이별쇼?',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릴 때까지 북한 왕따쇼?'... 이런 걸 바라는 건가?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가 지켜보는 오늘의 남북정상간의 만남은 결코 잘못된 길이 아니다.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도, 누군가는, 언젠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남북정상회담, 이 쇼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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