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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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성?Essay 2007. 6. 8. 23:16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정책평가포럼' 강연에서 한 발언과 이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의무 위반' 판단은 참으로 흥미로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런 사건 자체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본다. 넓은 시각으로 보면, 어떤 의미에서건 우리 사회의 정치현실이나 사람들의 정치의식에 신선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의미 있는 경험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구의 선진국가들에 비교하건 안하건 어느 모로 보나 '정치적 후진국가'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확실히 이런 사건을 통해서도 '의미 있는 정치적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 곧바로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 이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이버 세계의 떠돌이 무사가 되어 정의를 위해 일단 칼을 휘두르고 보는 부질없는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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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의 추억Essay 2006. 7. 14. 12:52
신문을 재미있게 읽는다는 건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있었던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를 전하는 의 기사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전달과 함께 기자의 소감이 곁들여진 그 글은 "되돌린 정치시계 '미래'는 없었다"라는 제목 그대로 과거로 온전히 회귀하려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다. '재밌게 읽었다'고는 했지만 사실 기사의 결말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우리 나라 정치의 비극적 현실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망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일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해도 확실히 재밌을 수만은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변한 것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해도 아직 현실은 암울하다. 그러나 늘상 이야기하는 것처럼 현실이 암울하다고 하여 그저 '암울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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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허무주의를 경계하며Essay 2006. 5. 3. 12:48
난장판으로 천박함을 유감없이 드러내주는 우리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은 우리에게 늘 말할 수 없는 쪽팔림을 선사해준다. 어제만 해도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또 다시 염증을 느꼈을 것인가. 그러나 나는 그들의 난장판을 보면서 더 이상 속상해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왜냐하면, 미천한 의회주의의 역사로 볼 때에 지금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선진국 의회가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부러워할 것은 없다. 그들이 처음부터 세련되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라고 해서 고함을 지르거나 서류를 집어던지지 않았을 것 같은가? 오히려 그들은 칼부림까지 있었다. 그 칼부림을 '결투'라는 이름의 또 다른 세련됨으로 착각해서도 안된다. "선거"나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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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의 정치적 의도?Essay 2005. 10. 14. 06:21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대해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적용하겠다고 하면서 구속수사를 결정하려 하자 법무부 장관이 불구속수사를 요구하는 지휘권을 최초로 발동했다. 이에 대해 검찰총장은 장관의 지휘권 수용을 유보하는 입장을 보인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법무부장관과 검찰조직 사이의 대립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또다시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파괴"라고 하면서 들고 일어나고 검찰은 마치 검찰의 독립성이라도 침해받은 듯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법무부장관의 지휘권발동에 반대하는 입장의 논리를 접하다 보면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이상한 것은, 법무부장관의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고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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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은 민간차원이 아닌 국가적 책무이다Article 2004. 8. 25. 11:11
[주장] 소설가 이문열씨의 주장에 대한 반론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합방은 국제법상 합법이었다"는 소설가 이문열씨의 주장을 뒤늦게 접했다. 관련기사에 따르면 그는 '바쁜 의원'님들에게 "과거사에 올인 할 것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에 맡겨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너무도 당연한 과거청산 문제가 정치판의 쟁점이 된 이 마당에 왜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올까도 싶었지만 막상 접하고 나니 참으로 씁쓸하기만 하다. 숨길 것은 숨겨야 하는 노련함(?)도 없이 지나칠 정도로 속내를 드러낸 그의 순박한 어리석음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내 어이가 없어지고 만다. 상대하기조차 싫은 그런 어이없는 기분 말이다. 솔직히 한일합방이 합법이라고 하는 그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개천이래 그토록 부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