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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법학회의 새로운 자리매김을 위한 제언



민주법학회의 새로운 자리매김을 위한 제언


2007. 1. 19.


김수권

(인하대 민주법학연구회 회원)




Ⅰ. 소통과 단결의 필요성


 지난 13일에 있었던 ‘민주법학회 비상대책회의’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무엇보다 ‘소통의 계기를 얻을 수 있었던 만남’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곧바로 실천에 돌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에 관한 부분이 논의되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새로운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해 나가자’라는 기본적인 의식의 통합은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학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다함께 내딛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소통의 계기를 얻었다고 해도 1차 모임으로 ‘학회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에 여전히 작은 근심이 남습니다. 첫걸음의 의미는 매우 큰 것이지만, 그 다음 걸음을 내딛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또한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2월 3일, 제2차 모임을 결의한 것은 매우 당연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만, 2차 모임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이며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1차 모임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해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회에 대한 사랑으로 의지를 굳건히 하고 더욱 힘을 낼 일이며 서로를 북돋아 주어야 할 때입니다.


Ⅱ. 학회문제를 바라보는 총체적 시각


 1. 총체적 시각의 필요성

 현재 학회문제에 관한 논의는 거의 ‘세미나 활동주체의 부족과 인식부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학회활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세미나’이고, 세미나는 항상 ‘재생산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현재의 학회문제를 보다 ‘총체적’으로 바라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활동주체의 부족’이나 ‘인식부재’라는 문제 자체에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문제들까지 포함하여 학회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러한 문제들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어떻게 악화되는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그와 같은 총체적 시각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현재의 학회문제를 ‘의식의 문제’와 ‘활동의 문제’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2. 의식의 문제

  1) 정체성에 대한 의식

 정체성에 관한 부분은 1차 모임에서도 언급이 되었습니다. 특히 재학생 회원의 정체성에 관한 인식을 들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결과는 ‘정체성의 무지, 미약, 불확신의 상태’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는 회원들이 많았겠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1학년의 ‘무지’는 용서될 수 있는 것이고, 1학년이 아닌 재학생의 의식이 ‘미약’하거나 ‘확신할 수 없다’고 하는 것에는 그렇게 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재학생 회원들의 학회 정체성에 관한 의식은 ‘모르거나 자신이 없어진 것’일 뿐이지 정체성에 대해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정체성에 관한 이런 현상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체성에 관한 의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문제현상’의 하나이지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자체가 학회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닐 지라도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들을 일으키는 2차적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학회 정체성에 관한 두 가지 중요한 인식을 재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회 정체성은 학회원이 가져야 할 신념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본질적 부분이라는 것이며, 두 번째는 그러한 학회 정체성이 반드시 유지되고 계승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모임 때 이 같은 점을 지적한 91학번 선배회원들의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한 것입니다.

  2) 학회활동에 대한 소극적ㆍ부정적 의식

 현재 학회에서는 학회활동에 대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의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학회 정체성에 대한 의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과 이런 소극적, 부정적 의식이 나타나는 것은 상호연관 된 것입니다. 정체성이 흔들리는 결과 학회활동에 소극적ㆍ부정적이 되고, 소극적ㆍ부정적이다 보니 다시금 정체성에 관한 의식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학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입니다. 부딪히고 있는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다거나 안 된다는 생각으로 너무 쉽게 낙담과 포기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학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합니다.

 학회문제가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오래 된 문제이기에 이런 의식을 갖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비단 학회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생각과 태도는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학회 정체성에 동의하고 자신이 학회원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마땅히 회원으로서 적극적, 능동적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학회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 아닙니다. 재학생이든 졸업생이든 학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변화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능동적일 때에 일구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3) ‘일상적 고민과 학습’의 부재

 ‘학회 정체성’이나 ‘학회활동에 관한 의식’과 함께 현재 학회에서 나타나는 의식의 문제로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많은 회원들에게 ‘일상적 고민과 학습’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인식이나 사회문제, 법현상 등에 대한 고민과 학습은 학회활동을 통해서 얻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회원 개개인이 그런 일상적 고민과 학습을 수행해야만 학회활동이 유지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회과학도, 법학도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일상적 고민과 학습의 습관이 없다면 학회활동은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도 고민하고 배우지 않는데, 그것을 함께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회활동이 그러한 일상적 고민과 학습능력을 배양시켜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그러한 관심과 의지가 학회활동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동력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한 가지 언급해 두고 싶은 것은 ‘일상적 고민과 학습’이 없는 것은 재학생뿐만이 아니라 졸업생에게서도 나타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지난날의 학회활동을 통해 얻은 견고한 신념과 인식을 가지고 일상적 고민과 학습은 물론 나름의 실천을 하고 있는 졸업생도 있겠지만, ‘학회활동은 재학생이 하는 것’, ‘졸업생은 더 이상 그런 것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 또는 ‘직장생활로 인해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더 이상 고민과 학습을 해나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졸업생들이 재학생 때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입니다. 바쁜 와중에 가끔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 속에서 더 이상 어떤 고민도 학습도 해나가지 않는다면, 이것은 어쩌면 ‘졸업생에게서 나타나는 정체성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졸업생은 재학생에 대하여 학회 정체성의 확립과 계승을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지만, 반면에 계속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보면 단순히 격려해 주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1년에 1번이라도 좋으니 졸업생 역시 민주법학회의 일원으로서 일상적 고민과 학습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개인의 의지’에 맡겨 둘 수도 있겠지만,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일상적 고민과 학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동의 합의’와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활동의 문제

  1) 집행부의 위상과 역할

 현재까지 집행부의 위상과 역할은 ‘학회활동의 주체’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어떤 ‘학회활동’이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집행부가 해야 할 일’로 당연하게 인식되었고 실제로 학회는 그렇게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에는 더 이상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학회활동의 주체를 ‘집행부’나 ‘재학생’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식이었지만, 원론적으로 이야기해도 ‘학회활동의 주체’는 당연히 ‘회원’이 되어야 합니다.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모든 회원이 학회에 대해 권리와 의무를 갖는 것은 바로 그들이 ‘학회활동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집행부’는 학회의 모든 활동을 생산해 내는 ‘학회활동의 주체’가 아니라 ‘학회운영의 주체’이어야 합니다. 집행부가 학회운영의 주체라고 해서 집행부 임원은 ‘운영’만 하면 된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집행부 임원 역시 회원의 한 사람이므로 모든 회원에게 부과된 의무를 이행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일반회원에게는 실질적으로 ‘부과된 의무’라는 것이 거의 없는 반면, 집행부 임원에게는 자기에게 부과되어야 할 적정한 의무를 넘어 학회활동 전체를 책임질 것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부과된 의무 이외에 학회운영을 책임진다는 점에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을 ‘총대 맨 회원’으로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회원’은 거의 손을 놓고 있고 이들에게서만 ‘학회활동’이 나오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학회활동의 주체는 집행부 임원도 아니오, 재학생도 아니오, 어디까지나 ‘회원’이 되어야 합니다. 학회는 학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재학생 중심의 운영과 활동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회원으로서 갖는 의무는 모든 회원에게 부과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결국 학회운영의 주체로서 집행부가 해야 할 역할은 학회활동의 주체인 회원들이 생산해내는 활동을 ‘기획ㆍ총괄ㆍ시행’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2) 세미나 활동

 집행부나 재학생만을 학회활동의 주체로 보는 결과, 세미나 활동의 거의 모든 역할과 책임도 그들에게 기대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 활동의 이 같은 편중과 부담은 곧바로 재학생 회원의 질곡이 되어 버렸습니다. 예전에도 ‘과부하’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에 관한 언급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표현조차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제는 집행부나 재학생들이 하는 일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미 터져버린 콘덴서가 제 기능을 할 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회원’이 주체가 아닌, ‘집행부’나 ‘재학생’만이 주체가 됨으로써 발생하는 이 같은 문제는 임시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터져버린 콘덴서를 놓고 왜 전하량(의식과 활동)이 그 모양이냐고 해도 소용이 없으며, 그저 제대로 동작해주기를 바라는 것 역시 올바른 대처방안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으로 교체도 해주고 근본적인 시스템도 바꾸어 주어야만 하는데, 현실의 논의는 그저 ‘전하량 탓’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은 1차 모임의 한계였다고 생각합니다. ‘학회문제’를 두고 주로 언급된 것은 ‘세미나의 문제’였는데, 세미나 문제의 원인은 재학생의 의식부족이나 수행능력의 부족으로만 치부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졸업생들이 세미나를 해주는 비상적(임시적)인 해결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세미나라는 활동을 수행해 나갈 수 없는 시스템 자체에 있습니다. 어떤 콘덴서를 끼워 넣어도 그 시스템에서는 얼마 못가 터지거나 타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모임으로 결정된 ‘졸업생 회원의 세미나 참여’는 대단히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세미나 활동의 ‘주체’와 ‘보조자’를 재정립하여 그들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활동의 주체가 ‘집행부 또는 재학생’이었고 보조자는 ‘선배’였지만, 보다 올바른 방향은 활동의 주체가 ‘모든 회원’이 되고, 보조자는 ‘집행부’가 되는 것입니다. 즉 모든 회원들에게 부과된 세미나 참여의무를 집행부가 기획, 총괄, 시행하는 시스템이 가장 안정적이며 원칙에도 부합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세미나 커리큘럼의 변경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다음 2차 모임의 안건으로 상정되었습니다. 그 밖의 논의안건이 없었고 현재의 임시집행부가 기획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저도 찬성 의사를 표시하기는 했지만, 2차 모임의 가장 큰 의제는 어디까지나 ‘학회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활동주체의 공백

 세미나 활동과 함께 학회문제의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것 중에 하나가 ‘활동주체의 공백’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활동주체’는 ‘모든 회원’이 아닌 ‘재학생 내지 신입생’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래서 회원들의 우려는 대개 ‘내년에 신입생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와 ‘다음 집행부를 맡을 재학생이 있는가?’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학회는 기본적으로 학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신입생을 받는 문제, 다음 집행부를 구성해야 하는 문제는 대단히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신입생이나 재학생의 공백을 우려하기에 앞서 저는 ‘회원의 실질적 공백상태’(적극적, 능동적, 계속적으로 의무를 이행하는 회원의 부재)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학회가 모든 회원의 활발한 참여로써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면, 당장 신입생을 못 받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습니다. 1학년 신입생이 없다면 2학년에서 신입회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 지금보다는 회원가입을 권유하기에도 좋을 것이고, 재학생 역시 학회활동의 보람을 느끼며 적극적인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활동주체의 공백상태’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건은, 학회의 실질적 활동주체를 재정립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기반도 없이 신입생과 재학생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하는 ‘열악한 다단계식 형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많은 회원들을 학회활동의 주체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여 학회활동을 풍부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내외부적으로 ‘조직 자체의 흡입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신입생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재학생이 맡아야 할 집행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이러한 근본적 조치들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비상대책회의는 아마도 ‘연례행사’가 될 지도 모릅니다.


Ⅲ. 학회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


 1. 졸업생 회원의 기본인식

 현재 졸업생 회원이 갖고 있는 기본인식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관점 내지 경향은 학회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재학생들의 의식’에서 찾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인식태도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학회의 변화ㆍ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회원이 대체로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되는 이유는 ‘의식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마르크스주의에 “계급의식이 없으면 계급도 없다”는 말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학회운동에 관한 기본적인 의식이 없으면 학회나 학회활동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 학회운동의 기본목적은 ‘과학적 세계관’을 얻기 위한 것이기에 ‘의식화’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졸업생 회원들이 ‘의식’을 강조하게 되는 이유는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식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더라도, 막상 학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의식의 문제’에만 집착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의식’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모든 회원의 의식’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재학생의 의식’에서만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 ‘90년대식’ 인식과 방법의 문제점

 아시다시피 학회문제에 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겪어 왔던 많은 논의들을 생각해 보건대, 90년대 학번이 주축이 된 졸업생 회원들의 인식은 그동안 거의 똑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졸업생 회원들이 인식해 온 ‘학회문제’란 단순히 ‘세미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했고, 세미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항상 ‘재학생의 의식이나 수행역량의 부족’에 있는 것으로 오인되었습니다. 결국 그 해결방법은 언제나 몇몇 회원의 ‘희생적 결의’였습니다. 90년대에는 이런 인식과 방법이 동의를 얻고 실현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설득력도 없을 뿐더러 더 이상 올바른 인식과 대안이 아닌 것으로서 ‘극복해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만약 1차 모임 때 이야기가 나온 ‘졸업생 회원의 세미나 참여’가 이러한 인식 틀에 기반하고 있는 비상적, 임시적, 은혜적, 보조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면, 그러한 방법으로는 지금의 학회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90년대로부터 지난하게 이어져 온 문제들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1차 모임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그것은 ‘졸업생의 승리’였다는 것입니다. 졸업생의 학회에 대한 신념은 아직 견고하고, 잘못된 모습을 보이는 재학생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며, 학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 참여를 결의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90년대의 인식과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재학생 회원의 변화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기존의 틀을 그대로 가져가려 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봅니다.

 물론 재학생 회원의 변화요구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불어 ‘선배’의 위치에서 보기에 그들은 무지하고 허약하며 영악하게 보일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재학생 회원들이 졸업생 회원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거나, 어떤 구체적인 요구를 논리정연하게 주장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이 그저 선배들이 하라는 대로, 또는 해주는 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것이 학회가 가야 할 길은 더욱 아닙니다.

 자식을 키워보지는 못했지만, 원하는 것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때가 많다고 여깁니다. 그런 것처럼 이제는 재학생 회원들의 들리지 않는 변화요구를 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입장에서 ‘90년대식’은 어쩔 수 없는 편안한 방식입니다. 90년대의 모든 것을 버릴 이유는 전혀 없지만, 자신에게 너무 편안한 어떤 것을 깨뜨리는 것, 그것을 우리는 ‘진보’라고 부른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면 자신이 오류를 범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고 따라서 발전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다음에 계속해서 일할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무슨 일이 끝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코이너씨 얘기’ 중 ‘오류와 진보’


 3. 재학생 회원의 기본인식

 학회문제에 관한 재학생 회원의 기본인식은 간단히 말하자면, 졸업생 회원의 기본인식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재학생 회원들에게 있어서도 학회문제는 여전히 ‘세미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 뿐이라는 점에서 전통적 문제의식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졸업생 회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 현실의 벽을 직접 체감하는 그들로서는 기존의 인식과 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할 별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창출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재학생 회원들이 인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지독한 무관심’ 입니다. 무관심을 보이는 주체는 회원 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재학생 가운데 신입생에게서 나타나는 무관심을 가장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아마도 졸업생 회원이 잘 모르거나 제대로 고려하고 있지 않은 현실적 문제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신입생은 신입생 나름의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무관심이나 회피는 실로 가공할 만하다고 전해지고, 아마도 졸업생 회원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재학생 회원은 신입생들이 무관심과 회피를 보이는 이유를 ‘학회 세미나가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무관심과 회피를 극복하기 위해 좀 더 재밌거나 그들의 관심을 끌 만한 세미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런 내용이 재학생 회원들이 학회문제를 고민하는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90년대식’ 인식의 답습

 앞서 졸업생 회원에게서 나타나는 ‘90년대식’ 인식과 방법의 문제점을 언급하였는데, 불행하게도 이 문제점은 재학생 회원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졸업생 회원들조차 풀지 못한 학회문제에 대하여 재학생 회원들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학회문제에 대한 그들의 기본인식은 기존의 졸업생 회원이 보여주었던 문제의식이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학생 회원들이 말하는 ‘신입생들의 무관심’은 졸업생 회원들이 말하는 ‘재학생들의 무의식’과 다를 것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신입생들이 보이는 지독한 무관심이 사실일 수 있으므로 그런 주장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졸업생 회원들이 터 잡고 있는 설득력도 바로 그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재학생 무의식론’이 한계를 갖고 있듯이, ‘신입생 무관심론’도 똑같은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재학생 회원들은 졸업생 회원들이 자신들의 고충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점을 서운하게 여기거나 억울하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재학생과 졸업생은 학번 차이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은 ‘졸업생’이 아닌 ‘재학생’이기에 재학생에게 편중된 학회활동의 의무를 벗어나고자 졸업생과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는 재학생의 본질이 정확히 ‘예비 졸업생 회원’이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수험준비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예비 졸업생 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학생 회원들이 자신의 이러한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해 내세우는 논리가 바로 “직접 할 수는 없지만 도와 줄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결코 나쁜 뜻이 아님에도 무언가 결핍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 애매한 말이 졸업생 회원뿐만이 아니라 재학생 회원들도 즐겨 쓰는 우리 학회의 유행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수험준비조차 하지 못하는 학회활동은 ‘질곡’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어려움 속에서 학회를 위해 희생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졸업생이건 재학생이건 ‘회원의 자격’이 그만큼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임승차’는 아닐지언정 ‘할인’을 요구하는 모습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은 결코 누가 누구더러 회원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저마다 스스로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잠시 재학생 회원에 대한 비판을 했지만, 재학생 회원들은 그래도 세미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학회 내 유일한 ‘주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학회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그만큼 학회의 구조가 재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재학생 회원들은 졸업생 회원들의 인식과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봅니다. 졸업생 회원들의 인식과 방법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선배’도 인간인 이상 그들의 생각에도 한계가 있고 오류가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훌륭한 모습은 배워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선배는 물론 선배를 따라 하려는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비판하며 극복했으면 합니다.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해 ‘도전’하는 것은 선배들이 바라는 바이기도 합니다.


 5. ‘의식’과 ‘활동’의 상호연관성

 지금까지 학회문제를 바라보는 졸업생과 재학생의 기본적 인식을 살펴보았고 그러한 인식들이 갖는 한계들을 짚어 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졸업생이든 재학생이든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의식의 문제’에서만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의식’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고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입니다. 분명 ‘의식’이 학회문제의 원인이 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유일한 원인’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1차 모임에서는 ‘의식의 문제’를 분명하게 제기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방법을 또다시 ‘의식의 문제로만’ 보았다는 것은 한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식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또는 회원들이 올바른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현실적 ‘활동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학회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식’과 ‘활동’은 학회문제의 ‘두 가지 중대한 원인’입니다.

 ‘의식’과 ‘활동’은 ‘토대-상부구조’가 그렇듯 상호연관성을 갖습니다. ‘토대’는 ‘상부구조’를 결정하지만, ‘상부구조’는 ‘토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의식’은 ‘활동’을 규정하지만, ‘활동’은 ‘의식’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의식’이 없으면 ‘활동’도 없지만, ‘활동’이 없으면 ‘의식’도 미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학회문제가 ‘의식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회원이 제대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졸업생 회원은 언제나 ‘의식’만을 강조하지만, 재학생 회원은 그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마치 자신들만이 ‘활동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돼버린 ‘현실’의 중압감과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의식의 문제’만을 해결하려 하고 ‘활동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학회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졸업생 회원의 ‘도움’으로 의식을 얻게 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합니다만, 그러나 ‘의식부재’는 그 이외의 다른 원인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유일하게 중대한 원인’이 아니며, 따라서 그것만 극복하면 된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과 같이 ‘의식의 문제’만을 생각한다면, 예상하건대 ‘활동주체(재학생)의 부족과 이탈’은 반복되고 ‘의식부재의 문제’도 끊임없이 되풀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지금과 같은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보적 의식의 부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요컨대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에는 상호 밀접하게 연관된 ‘의식’과 ‘활동’의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은 활동의 문제가 우선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회원 모두의 ‘주체적 활동’을 이끌어 내어 학회활동을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것이 현재의 학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Ⅳ. 학회의 새로운 자리매김을 위한 대안


 1. 대안 제시의 문제의식

  1)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

 지금까지 살펴 본 바대로, 현재의 학회문제를 지엽적 시각이 아닌 총체적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학회문제는 ‘의식’과 ‘활동’이라는 상호연관 된 두 가지 원인에 의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논의에서부터 최근의 비상대책회의에 이르기까지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항상 ‘의식’의 문제로만 인식되고 설명되었습니다.

 그러나 ‘의식’의 문제는 그 자체로 학회문제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의식’과 상호연관성을 갖는 ‘활동’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악화되어 나타난 문제현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재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의식’에 있다고 하기 보다는 그러한 ‘의식’을 만들어 내고 유지시켜 줄 만한 ‘활동’이 없었던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서 ‘활동’이 없었던 이유는, 학회활동의 주체인 ‘회원’의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은 집행부나 재학생에게 학회활동의 전부가 맡겨진 왜곡된 구조였으며, 현재는 그러한 구조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학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학회활동의 주체를 바로 세우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기능하도록 제도적인 개혁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학회개혁의 필요성

 이러한 제도적 개혁의 필요성은 비단 학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써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향후 학회가 질적으로 도약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직성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현재로서는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지만 학회조직의 제도적 개혁은 ‘학회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으로서 당연히 고민하고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모로 절실하게 다가오는 ‘학회개혁’은 ‘학회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학회 정체성은 사실 문제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그 정체성을 ‘살아 있는 것’, ‘가까이 있는 것’, ‘자랑스러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조직적 위상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위상 재정립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회원’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고, 둘째는 학회활동을 ‘협업의 원리’에 부합하도록 새롭게 구성하는 것입니다.

  3) 졸업생 회원의 위상 재정립 필요성

 ‘학회개혁’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졸업생 회원의 위상 재정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민주법학회는 위기의 심화를 겪어 오기도 했지만, 반면에 보이지 않는 역량을 축적해 오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졸업생 회원은 사실 우리 학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학회조직은 그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스스로 발휘하거나 또는 그들이 역량을 발휘해 학회활동에 기여를 하도록 이끌어 낼만한 적합한 구조를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졸업생 회원의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모색과 실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백운조 회원께서는 모임이 있을 때마다 학회활동에 대한 졸업생 회원의 직접적인 참여를 역설해 오셨고, 그것을 시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몇 차례의 ‘초청’세미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차 모임 때 언급되었던 ‘법률세미나’ 또는 ‘전공세미나’는 바로 이런 모색과 실천 속에서 나왔던 방안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뒤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졸업생 회원의 역량을 활용하고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졸업생 회원’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졸업생 회원은 같은 ‘회원’이기는 하지만, 학회 내 ‘선배’로서 나름의 우월적 지위와 함께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회원’이면서도 회비납부나 행사참석 이외에는 특별한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행 회칙에서도 ‘준회원’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졸업생 회원을 준회원으로 만든 것은 학회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서 반드시 재개정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졸업생 회원이 ‘준회원’이라는 생각은 재학생이 학회활동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니라 졸업생 회원들이 ‘활동이 없다’는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준회원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그렇게 규정한 것입니다. 어쨌거나 학회는 학내를 기반으로 하므로 재학생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재학생이 활동의 주축’이라는 것을 ‘학회활동의 주체가 재학생’이라는 것으로 오인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비상대책회의를 계기로 졸업생 회원이 저마다 학회 내에서 자신들의 위상이 어떤 것인가를 심각하게 자문하고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대단히 복잡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준회원’이라고 하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실질적이고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준회원’이란 어느 조직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졸업생 회원은 ‘최고회원’이기도 하고 ‘특별회원’이기도 하며 ‘명예회원’이기도 합니다. ‘보조자’인 동시에 ‘지도자’이고 ‘방관자’이면서 ‘감독자’이며 또한 ‘권력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활동이 없는(없어도 되는) ‘준회원’이라는 것입니다.

 심각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현재 졸업생 회원들이 그처럼 학회에 위해를 가하는 존재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이 신념과 애정으로 뭉친 ‘진성회원’들 입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졸업생 회원의 위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고,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위상이 학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원인이면서 나아가 학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1차 모임에서 나왔던 ‘졸업생 회원의 세미나 참여’도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졸업생 회원이 세미나를 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너무도 원하는 바입니다. 다만, 그것이 ‘학회개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미나가 잘 안 되고 있고 재학생이 수행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므로 졸업생이 도와준다는 것이 아니라, 졸업생도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독자적 의무를 부담해야 하며,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졸업생 나름의 세미나를 하거나 재학생 세미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졸업생은 왜 세미나를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나온다면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학회의 위상을 재정립하여 학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졸업생 회원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위상을 바로잡고 새롭게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준회원’에 머물러 있지 말고 스스로를 명실상부한 ‘회원’으로 적극 규정할 것이며, 회원으로서 더 많은 권리를 행사하고 더불어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2. 대안의 구체적 내용

  1) ‘회원’의 위상 재정립

 형식적으로는 회원이 학회활동의 주체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급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재학생 또는 집행부만이 학회활동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왜곡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하여 학회활동의 주체를 ‘모든 회원’으로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회원에 대한 ‘활동의무’ 부과

 기존에는 ‘연구의무’라는 표현을 썼으나 의미전달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포괄적이고 정확한 표현으로 ‘활동의무’라는 말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활동의무’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연구의무’라는 점에서 기존의 제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밝힙니다.

 여하간 학회활동의 명실상부한 활동주체로서 ‘회원’의 의미를 재확립하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회원의 활동의무’를 강화하고 정식화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회원에 대하여 활동의무를 동일하게 시행할 수는 없으므로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세부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만, 원칙적으로 모든 회원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구체적 활동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활동’의 의미는 말 그대로 포괄적입니다. 가령 자신에게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1학년 세미나에 참여할 수도 있으며, 그 이상의 재학생 세미나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학습 또는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세미나 커리큘럼 상의 주제이면 좋겠지만, 그 밖의 사회문제나 토론할 만한 주제이어도 상관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굳이 세미나 참여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졸업생이라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실무분야에 대한 설명회나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도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이를 ‘주관’하는 것은 집행부이므로 집행부는 회원들의 활동계획을 어느 정도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방학기간(또는 기타 정해진 기간)에 각자가 학습 또는 연구할 관심주제나 활동계획을 집행부에 미리 ‘제출’해야 합니다.

 횟수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므로 최소한을 규정하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 1년에 2회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활동의무’를 부과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을 기꺼이 이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어려운 문제이지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은 무궁무진합니다. 1년에 2회를 정하고 1회는 직접참여, 나머지 1회는 문건제출의 형식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세미나 참여’는 보통 회원의 의무로 인식되지만 본래는 회원의 권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지금까지는 ‘1학년 세미나’에는 ‘1학년’과 ‘재생산자의 역할을 담당한 재학생’만이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인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회원은 모든 학회세미나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현실적으로 강제하거나 실현할 수 없으므로, 회원들은 권리의식을 갖고 기회가 될 때마다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3) 집행부의 위상과 역할 변화

 이렇게 모든 회원에게 활동의무가 부과되어 그 이행이 실현된다면 집행부의 위상과 역할도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행부는 더 이상 ‘학회활동’ 자체를 만들어 내는 주체가 아니라 회원들이 만들어 내는 학회활동을 기획, 총괄, 시행하는 ‘운영의 주체’가 될 것입니다. 물론 임원들은 회원으로서 부과된 의무만 이행하면 되고 나머지는 학회운영을 위해 주관하고 주최하는 정도의 봉사를 하면 됩니다.

 물론 그것이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대안은 집행부에 잘못 전가된 과중한 책임을 없애는 것인 동시에 ‘집행부다운 집행부’로 거듭날 것을 냉정하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재학생이건 졸업생이건 회원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1년간의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활동에 공백이 있을 때마다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대처를 해야 합니다. 어쩌면 ‘위기가 더 편했다’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위기’라고 했을 때에는 그걸 핑계 삼아 어영부영하는 모습이 많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집행부의 역할이 실질적으로 중요해진다는 것이고 두려움과 자부심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집행부에 대한 과도한 부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도, 어려울 때에 누군가의 고마운 희생을 바라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4) 세미나 커리큘럼

 위와 같은 대안에 따라 2차 모임의 논의안건으로 상정된 세미나 커리큘럼 변경문제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자면, 세미나 커리큘럼은 각 단위별로 ‘필수적 커리큘럼’과 ‘보충적 커리큘럼’으로 나누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세미나 커리큘럼은 전적으로 운용의 묘에 속한 것입니다. 미리 제출된 회원들의 활동계획이 필수적 커리큘럼에 관련된 것이면 그 부분에 맞게 편성하면 되는 것이고, 그 이외의 보충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라면 역시 거기에 맞추어 기획하면 됩니다. 저는 ‘무엇을 필수적인 것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가 논의될 사항이므로 이 부분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것에 찬성하였습니다.

 새로운 대안이 갖고 있는 장점은 커리큘럼을 다양하고 융통성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회가 갖고 있는 기존의 세미나 커리큘럼에 포섭되지 않는 주제는 얼마 없을 것이라 여깁니다만, 회원의 활동계획에 따라 또는 집행부의 기획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고 유익한 세미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도 졸업생 회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예전에 했던 세미나 주제이건, 아니면 전혀 새로운 주제이건 학회라는 공간을 마음껏 활용해야 합니다. 사회에 진출하여 이제는 그런 것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곳에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했으면 합니다.

 ‘법률세미나’나 ‘전공세미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재학생이 직접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실무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그냥 스터디 그룹이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졸업생이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한다거나 아니면 현실을 접목시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히 훌륭한 세미나라고 생각합니다. ‘법 현실’이나 ‘사회’를 아는 것은 우리 학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5) 대안과 회칙개정

 졸업생을 ‘준회원’으로 분류하고 있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현행 회칙이 그 자체로 위와 같은 대안적 구상에 배치된다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쨌거나 졸업생 회원도 ‘회원’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회칙은 회원에 대하여 ‘자치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하고, 동시에 ‘학회활동을 성실히 실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회원의 의무’를 보다 분명하게 구체화시키고 ‘집행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회칙개정이 요구됩니다.


 3. 대안의 실현가능성과 조건

  1)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강제성

 지금까지 제시한 대안의 핵심적 내용은 회원의 의무를 강화(정식화)하자는 것이므로,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실효성을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회칙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강제력을 갖게 하는 방안을 생각하게 되는데, 저로서는 회의적입니다. 학회는 어디까지나 자치조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치조직이라도 그 안에서 얼마든지 강제성을 마련할 수 있지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강제성을 부과해서 될 일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회원의 의무를 새롭게 정립하고 강화하자는 이 대안 자체는 자율성에 기초한 것으로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율성에 기초한 강제성의 확보’입니다. 확고한 결의를 통해 강제성을 만들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는 ‘부끄러운 회원’이 되게 해야 합니다. ‘조직의 쓴맛’이라는 말을 다시금 떠올립니다.

  2) 의식과 활동의 상호연관성

 앞서 학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이야기하면서 ‘의식’과 ‘활동’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현재의 학회문제가 ‘의식의 문제’라고 하기 보다는 ‘활동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러한 기본인식에 따라 지금까지 언급한 대안은 바로 ‘활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식’과 ‘활동’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의식이 없으면 활동도 없다’는 바로 그 상호연관성 때문입니다. ‘활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했다고 해도, 그 대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식이 없다면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에 불과합니다. ‘의식’의 문제에서 벗어나 ‘활동’의 문제로 넘어 왔지만, 다시 ‘의식’의 문제로 가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요컨대 ‘학회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서 해결해보겠다’는 의지 없이는 어떤 대안이 나온다고 해도 모두 소용없는 일입니다. 최소한 회원으로서 학회에 일말의 기여라도 해야겠다는 의식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비단 여기서 제시하는 대안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어떤 대안을 모색하고 실행하게 되건 학회가 돌파구로서 결정한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실현시킬 의무는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Ⅴ. 민주법학회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하여

 기존에 내놓았던 제안과 다르지 않으면서 부질없이 많은 이야기를 꺼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학회개혁이 필요한 때이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름대로 갖고 있는 생각과 고민, 대안을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학회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기회’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회원, 저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갖고 학교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성실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는 훌륭한 회원들이 모여 있는데, 어떻게 이것을 ‘기회’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이며 거쳐 가야 할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와 발전은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시험의 과정에서 우리는 저마다 소통하고 단결하고 연대하는 ‘의식 있는 회원’의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패배주의와 회의주의를 극복하고 이기주의와 자기중심주의를 버려야만 합니다. 이는 우리들 가운데 일부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입니다. 현재 학회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비단 재학생이나 집행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뜻은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두루뭉술함을 넘어 다시금 ‘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학회개혁은 그런 공동체적 인식의 바탕 위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조직력은 학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힘이 될 것이며, 민주법학회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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