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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의 해결방안
    노동법학/집단적노사관계법 2007.03.19 05:00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의 해결방안




    배손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월간 노동법률』, 2006년 3월호 (통권 제178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정간에 첨예한 대립이 다시 일고 있다. 올해 초 당정이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의 하나인 전임자임금 지급금지에 대해 기업규모별로 그 시행시기를 차등 적용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 4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측은 물론 정부나 노사정위원회 등은 모두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조 스스로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사용자가 지급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관행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용자가 교섭 당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해치는 부당노동행위인 만큼 이를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나, 단지 중소영세기업 노조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 일정기간 유예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학계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이 이러한 시각에서 “이를 조만간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개선방안으로 우선 전임자 상한선을 정하는 동시에 2~3년 유예기간 동안 임금기금 조성에 노사가 적극 협조하고, 특히 영세기업의 경우 정부 보조가 필요하다”는 등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들 제 방안 대부분은 노조의 재정기반을 감안한 현실적인 절충안들로서 모두 그 나름의 일리가 있음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 금지규정은 ILO의 권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노사자치주의를 침해하는 규정일 뿐더러 무엇보다 노사관계의 본질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고식적인 대증요법이어서 결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노조전임자의 업무는 단순히 분배과정에서의 단체교섭 기능만이 아니라 생산과정에의 협력에 대한 경영참여 기능도 있기 때문에 노조전임자가 기업의 생산성 증가 등에 제대로 기여만 한다면 사용자측에서도 임금지급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립과 협력이라는 노사관계의 양 측면 중에서 비록 분배과정에서는 단체교섭을 통해 서로 대립하면서도 생산과정에서는 경영참여를 통해 노사가 상호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사간에 상생(윈-윈)게임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은 법규정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기꺼이 지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어떻게 하면 종래의 단체교섭 및 분배투쟁 일변도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경영참여제도 도입을 통해 상호 협력적·상생적 노사관계로 노사관계시스템 자체의 근본적인 틀을 전환시킬 것인가 그리고 동시에 이 참여적 노사관계 시스템의 효과적인 작동을 위해 노조조직 및 단체교섭 체계를 종래의 기업별노조에서 산업별노조로 어떻게 전환시키느냐가 그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노사관계의 이들 두 바퀴 시스템이 제대로만 갖춰진다면 노조전임자의 역할도 분배과정에서는 주로 산별단위의 단체교섭 시스템을 통해 ‘노동조합원의 대표’로서 그리고 생산과정에서는 기업 및 작업장 단위의 경영참여 시스템을 통해 ‘조합원인 종업원의 대표’로서 두가지 역할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리하여 노조전임자로서의 임금도 전자에서는 산별노조나 기업단위노조의 노동조합비로부터 그리고 후자에서는 기업이나 작업장 단위의 사업주로부터 각각 지급받게 됨으로써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경영참여 시스템에 준하는 노사협의제 필요

    현재 우리나라의 각종 노조도 기업 및 작업장 단위에서는 각종 고충처리위원 등으로 역할하는 동시에 특히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에 의한 ‘노사협의제’ 시스템에서는 조합원인 종업원대표(근로자위원)로 활동하고 있어 현행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비상임·무보수’ 규정을 삭제토록만 한다면 노조전임자를 근로자위원 자격으로 활동케 할 수 있어 사업장 내의 임금지급을 인정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사협의회는 그 본질이 진정한 경영참여 시스템이 아니라 단체교섭의 연장선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노사협의회 시스템의 강화가 전제되지 않은 채 노조전임자제도가 종업원대표제의 무늬만 바꾸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노사협의제의 이름아래 기존의 단체교섭을 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우선 단기적으로는 현행 근참법상의 노사협의제의 근본적 개혁을 통해 경영참여 시스템에 준하는 획기적으로 개선된 노사협의제가 마련된다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 노사간 상생게임의 기재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행 노사협의회 시스템은 그 본질이 사이비참가 제도라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진정한 경영참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물론 이러한 경영참여제도 도입은 비단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해결책만이 아니라 한국노사관계의 총체적 대안시스템으로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참여정부’를 내걸고 등장한 현 노무현정부의 경우 마땅히 국민경제 단위의 노사정위원회와 더불어 참여민주주의 시스템의 핵심적 중핵인 기업 및 작업장 단위의 각종 경영참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3년이 지나간 현시점에서야 겨우 내놓은 로드맵의 어디에도 이들 경영참여 시스템 도입은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어 참으로 불가사의한 생각마저 든다. 이는 결국 ‘참여정부’에 사실상 ‘참여’가 없는 실로 기이한 사태가 빚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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