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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고전'비판은 지나친 주관일 뿐이다
    Article 2006.06.11 17:46


    [주장] 정답 없는 전술을 '잘못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오마이뉴스> 이한얼 기자의 "난 여전히 '토고전'을 비판 하련다"를 읽고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그의 글은 토고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 다시 비판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힐 뜻이 없음을 밝히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점에 전혀 불만이 없다. 비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한얼 기자의 글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도 그저 비판의 자유의 하나일 뿐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자주 겪듯이, 도가 지나쳐 비판이 아닌 악의적이고 모욕적인 공격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보자면 이한얼 기자가 토고전의 국가대표팀을 비판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그런 이한얼 기자를 다시 비판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이한얼 기자가 자신의 생각이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핍박받았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설령 그게 사실이더라도 거기에 집착하는 것은 무익한 일일 것이다.

    한편 이한얼 기자는 "나는 내 나름대로 월드컵을 즐기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월드컵을 즐기기 바란다"고 했다. 그것은 하나의 주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기 소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의사표현일 수도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설득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런 문제에 불과한 것이었다면 애초에 비판이나 기사작성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기 때문이다. 비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비판에도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과 신뢰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한얼 기자의 말대로 하자면, 최소한 그 사람들은 이한얼 기자의 글로 인해 그들이 월드컵을 즐기고 승리를 만끽하는 일을 망쳤다고 여길 것이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잔칫집 앞에서 흥을 깨는 말을 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몰매라도 맞아야 한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소신을 굽혀 분위기 망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위를 일부러 맞추라는 것도 아니고, 잔칫집 눈치를 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기사를 쓴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거나 그렇게 보일만한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이나 비난을 듣는 것도 어찌 보면 기자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필자는 이른 바 토고전의 '공 돌리기' 또는 '전술판단' 문제의 답이 이미 이한얼 기자의 글에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토고와의 경기를 보고 누군가는 기뻐하고 누군가는 실망한다. 누군가는 이긴 것만으로 만족하고 누군가는 더 잘했어야 한다, 혹은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한다. 관점의 차이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매우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람들의 인식이 여기에 머물렀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애초에 논란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렇지 않았고 이는 이한얼 기자 자신도 그랬다. 다시 말해 토고전의 공 돌리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관점의 차이'일 뿐인 것을 '그르다'고 했다. 잘한 것일 수도 있고 잘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을 잘못한 것이라고 단정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대표팀을 향해 "정정당당하지 못했다"거나 "잘못된 전략, 전술"이라고 했다. 경기를 바라보는 판단이나 느낌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그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었으니 이건 희한한 모순이 아닌가?

    이에 반해 오히려 관점의 차이를 인정한 것은 대표팀의 전술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있었다. 그들은 개인에 따라 공격축구를 선호할 수 있고, 전술 상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감독과 선수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그런 전술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여기서 '그르다'는 비판에 대해 '옳다'고만 대응하여 똑같이 시시비비의 일방 당사자가 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시시비비를 가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반작용이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그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비해 관점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더 인정하고 있었다고 본다.

    이한얼 기자는 주장의 단호함으로 보아 여전히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 자체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감독이든 선수이든, 아니면 팬이든 개인의 주관에 맡겨진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이한얼 기자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이한얼 기자가 그래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건 이한얼 기자의 자유이므로.

    그러나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문제를 자꾸만 그르다고 하는 이한얼 기자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정당한 것이며, 필자로서는 그들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는 '관점의 차이'를 떠나 이한얼 기자의 논지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점의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것을 계속 그르다고만 하는 데 어떻게 찬동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이미 지나친 주관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한얼 기자의 글에서 느끼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할만큼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가 아니라 '이한얼 기자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한편 "한국이 이긴 경기와 국가대표팀을 비판하면 매국노인가?"라는 항변에도 일리는 있다. 그만큼 국가주의에 휩쓸린 듯한 정당하지 못한 의견제시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승리에 열광하고 국가대표팀을 적극 지지하는 그 모두가 국가주의자는 아니다. 설령 이한얼 기자의 글에 대해 기분 나쁜 댓글을 단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아울러 그런 비판이 쏟아지는 원인에는 이한얼 기자의 논지에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문제는 개인의 관점에 맡겨진 일이다. 논쟁은 가능하나 옳은가 그른가의 정답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한얼 기자는 분명히 '전략적 근거'들을 제시하며 논쟁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자신의 논거가 '옳다'라는 데 너무 집착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이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이한얼 기자는 "아직 어느 누구의 글을 봐도 당시의 전략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이한얼 기자가 생각하는 그런 전략이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뿐이다.

    이한얼 기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전략을 제시하면 생각을 바꾸겠다, 그 전에는 되지도 않는 비난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웃지 못 할 억지에 불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한얼 기자의 글과는 무관하지만, 자신이 '그르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흔히 있는 '공 돌리기'를 윤리나 당위의 문제로까지 승화시키는 것은 정말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정정당당하지 못했다'거나 '축구의 미학은 공격에 있고 축구는 그래야만 한다'고 하면서 마치 '한국 국가대표팀 사전에 공 돌리기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듯한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겠으나, 아무리 공격축구를 좋아하는 열혈 팬이라고 해도 그건 너무 가혹한 일 아닌가. '공격축구'가 아닌 '수비축구'를 좋아하는 팬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필자도 공격축구를 좋아한다. 그것은 아마도 국가대표팀의 '공 돌리기'에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절대 다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에 누가 수비하는 축구를 보고 싶어하겠는가 말이다.

    다만 이기는 축구, 월드컵 원정 첫 승의 실현이 더 간절하고 기뻤다고 생각하면 안될까. 공격이 멋지다는 것도 알고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그 관점의 차이를 인정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토고전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믿는 가상전략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시 한번 관점의 차이를 인정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필자는 그래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06-06-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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