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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Zorba the Greek)

Zorba the Greek (Alexis Zorbas) 1964.

Directed by
Michael Cacoyannis

Writing credits
Michael Cacoyannis
Nikos Kazantzakis (novel)

Cast
Anthony Quinn ....  Alexis Zorba
Alan Bates ....  Basil
Irene Papas ....  Widow
Lila Kedrova ....  Madame Hortense


Full Credits


숱한 영화들이 원작의 명성 앞에 무릎을 꿇으며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비난을 들어야 했지만 원작이야 어떻든 '정말 잘 만든 작품'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원작과는 별개로 '명작'으로 꼽힐 만한 바로 그런 작품이다.

- 문학과 영화에 관한 단상


먼저 고백을 하자면 나는 아직 카잔차키스의 원작을 읽지는 않았다. 영화를 감명 깊게 보고 난 지금까지도 말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카잔차키스 원작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언젠가 보아야겠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것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인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언젠가 원작을 읽으면 잊지 않고 아래에다 느낌을 남기도록 하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아무튼 아직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가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하다는 것만은 틀림 없다.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지는 않더라도 일상에서 철학 아닌 것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가 담고 있는 것은 '인생에 관한 특별한 철학'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믿음과 불신, 광기와 신념, 사랑과 증오,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의 모습이 때론 유쾌하게 때론 당혹스럽게 그려지는 가운데 실존 인물로 알려진 조르바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거나 생각하려 들지 않는 하나의 의미있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철학적'이라 규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다. 무식하고 제멋대로인 조르바로 말할 것 같으면, 그에게 의미 있는 것은 '철학'이라는 이름도 아니며 영화에 대한 '좋은 평가'도 아니다. 진정 의미 있는 것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이다. 물론 '죽는 일'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것 이외에 의미 있는 일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도덕이나 윤리, 예의, 배려, 전통 따위는 거추장스러울 뿐이고 '신'은 내 인생과 무관한 존재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Breathless, A Bout De Souffle, 1959)"에 나오는 미셸처럼 대책 없이 무책임하기만 한 그런 인간은 아니다. 전쟁을 겪으며 고문을 당했고 아들을 잃기도 한 그는 표출할 수조차 없는 깊은 슬픔을 안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그 깊은 슬픔 속에서 절망이 아닌, 그렇다고 희망도 아닌, '절망과 희망을 뛰어넘어 살아가는 법'을 깨달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시작된 조르바의 춤은 그가 깨달은 '살아가는' 방식이다. 물론 그 나름의 살아가는 법 안에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이 모두 들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좀 뻔뻔해 보이기는 해도 다른 사람을 해치려 드는 후안무치한 무법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조르바가 갖고 있었던 특별한 삶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Zorba : 빌어먹을, 대장. 난 말할 수 없을만큼 당신이 좋아요.
           당신은 한 가지만 빼고는 다 갖췄어요. 광기!
           사람이라면 약간의 광기가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Basil : 그렇지 않다면?

Zorba : 감히 자신을 묶은 밧줄을 잘라내어 자유로워 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죠.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약간의 광기. 조르바는 자유를 위한 그 광기를 삶의 방법으로 터득했다. 그 광기에는 우리 삶에서 대립되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함께 있을 수 있다. 극심한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고 거짓과 진실이 공존하며 삶과 죽음조차도 공존한다. 공존한다는 것은 어느 것도 다른 것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살아가는 일'이 있을 뿐. 그렇게 조르바의 춤은 절망적인 슬픔인 동시에 무한한 기쁨이며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나에게 있어서 이런 광기는 노래방 정도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춤을 가르쳐 주지 않겠냐는 대장의 청에 조르바가 반색하는 소리가 들린다.


Dance!?... Did you say 'Dance!'?..... Come on my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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