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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래는 감독일 뿐이고 진중권은 평론가일 뿐이다.
    Essay 2007.08.14 14:05

    '디워'를 둘러싼 논란이 정리될 수 있을지 의문인 가운데 논란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상이 된 진중권 교수가 계속해서 주장을 굽히지 않는 기고를 했다. 물론 그가 그의 주장을 굽힐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진중권 교수의 글을 읽어 보았는데 전문가의 입장에서 쓴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평론이었다. 어쩌면 논란이 정리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나처럼 슬그머니 빠져 제3자적 입장으로 자리 잡은 사람에게는 논란 자체가 모두에게 유익해 보인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에 대해서는 아직 극장에 가보질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무어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 역시 오래 전부터 심형래 감독의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그가 성공하기를, 더불어 한국영화가 성공하기를 바란 사람이기 때문에, '디워'의 예고편만 보고도 응원을 해주고 싶은 그런 입장이다. 그러나 심형래 감독에 대해 응원을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해서 그의 작품에 찬사만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혹평이 봇물처럼 쏟아진다고 해도 그 혹평들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므로 내 나름대로는 심형래 감독을 응원하겠지만, 혹평에도 일리가 있다면 나는 그점에 수긍할 수 있는 입장이다.
     
    영화와 평론은 대개 그런 관계이다. 꼭 맞아 떨어지라는 법이 없고 오히려 어긋나는 때가 많다. 내가 좋아하고 재밌게 본 영화에 끔찍한 영화라고 혹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나는 정말 최악의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호평을 하고 있는 글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내가 볼 때는 재밌고 좋았지만 평론을 통해 어떤 한계가 있었구나 깨닫게 되는 때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정말 재미도 감동도 없는 영화였지만 평론을 통해 어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도 있다. 지금은 대중들이 열광하는 영화에 혹평을 한 평론가가 욕을 얻어 먹는 상황(진중권 교수 자신의 표현대로 '공공의 적'으로까지 여겨지는 상황)이지만, 이런 문제가 이전까지는 없다가 '디워'에서 특별히 벌어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디워'에서는 이다지도 거칠게 부딪힐까? 나는 자칭 제3자적 입장이니 양시양비론을 취하는 쪽이다. 대립하는 어느 쪽의 의견을 들어도 수긍할 수 있는 점과 그렇지 않은 점들이 있다.

    일단 영화계의 주류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나 평론가들은 '디워'를 혹평하면서 수준 낮은 작품성이나 애국주의의 폐단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디워'가 보여준 이전까지 한국영화에 볼 수 없었던 성과, 그리고 역경을 딛고 도전하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대중들의 우호적이거나 열광적인 반응도 충분히 그럴 만한 것이지만, 그것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형래 감독은 감독일 뿐이다. 그에게는 찬사가 있을 수도 있고 혹평이 있을 수도 있다. 고생해서 볼만한 영화 만들었으니 이제부터는 찬사만 있으란 법이 없다. 대중은 그가 일군 노력의 성과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 아래 그에게 영화의 상업적 성공이라는 선물과 함께 축하를 보내주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영화비평은 영화비평이다. 더불어 심형래 감독이 '디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마음 먹지 않은 이상 찬사보다는 혹독하고 냉정한 비평이 약이 될 수 있다. 그가 더 좋은 작품으로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한국 대중들의 응원도 힘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비록 '혹평'이라는 이름일 지라도 의미 있는 비평이 더 좋은 약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나는 심형래 감독의 작품에 대해 혹평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으며, 그들이 의도했건 안했건 그것은 장기적으로 심형래 감독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여긴다. 심형래 감독이 '디워'에 혼심의 힘을 쏟아 부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있고 극복해야 할 것이 있다. '디워'는 심형래 감독의 성공이 아니라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시작일 뿐이므로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영원하지 않은 찬사에 기쁨을 누리기 보다 혹평에 자극을 받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진중권 교수의 평론도 그런 취지에서 이해하면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심형래'라는 사람한테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어 그를 몰락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혹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디워'나 '심형래 감독'에 대한 여러 사정과 배경, 의미들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작품 자체에 대해서만 비평하고 있다. 나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으므로 그의 비평이 설득력이 있는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가 다른 의미들을 떠나 영화 자체의 미학적 구성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것은 설마 대중들이 원하지 않는 혹평일 지라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또한 설득력에 관한 판단을 할 수는 없어도 그의 '분석틀'은 견고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진중권 교수에 대한 누리꾼들의 공격은 정당한 것이 아니다.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반론 이외에 무차별 비난공세를 감수해야 할 만한 아무런 잘못도 한 바가 없다. 누리꾼들이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가 한 주장의 의미를 넘어 '공공의 적'인 것처럼 대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진중권 교수가 아니라 누리꾼들이다. 물론 누리꾼들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진중권 교수의 주장에 대한 정당한 반론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차별 비난공세를 받게 되면 정확히 진중권 교수처럼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주장을 굽힐 수 없는 분명한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것 말이다.

    반면에 누리꾼들의 편에서도 이야기를 하자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영화계나 평론가들에 대한 누리꾼들이 느껴온 염증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터지게 된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허섭스레기 같은 영화에 극찬을 하는 싸구려 평론 아닌 평론은 상품에 관한 '과장광고'로 쓰이기 때문에 넘쳐나고, 가끔 명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에 이해하기도 힘든 복잡하고 난해한 평론은 익숙할 정도다. 더욱이 관객을 존중하지 않고 가르치려 드는 평론에 대한 토로도 심정적으로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번 논란에서 진중권 교수도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평론태도' 때문에 공격의 대상이 되어 혼자서 비난을 뒤집어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주장이 (동의 여부를 떠나) 정당한 것이고 존중받아야 할 것임에는 틀림 없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지긋한 아카데미즘(academism)을 느꼈을 것으로 여긴다. 진중권 교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같은 생소한 개념을 소개하여 나같은 사람에게는 학습의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대중의 관심은 애초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있지 않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있어도 재밌고 볼 만하면 되는 것이다. 영화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쓰였는지 여부로도 평가될 수 있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절대적으로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것도 아니며, 그게 있어도 재밌고 볼 만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은 평가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있었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그때의 작품이나 대중도 마찬가지이지 않았을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당시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오늘날 '진중권' 교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서나 현대 대한민국에서나 대중이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될 수는 없다.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적 업적을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극작의 기초'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데 도움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있는 모든 작품이 쓰레기는 아니다. 누리꾼들이 정중하고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결국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별로 인기도 없을 양시양비론이 길어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립하는 어느 쪽의 의견을 들어도 수긍할 수 있는 점과 그렇지 않은 점들이 있다. 그러나 진중권 교수에 대한 누리꾼들의 무차별 비난공세는 중단될 필요성이 있다.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왜 불필요한 공격, 또는 이해할 수 없는 공격까지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인터넷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누구나, 아무렇게나, 쉽게, 되는 대로, 그냥,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 쉽게 극복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분히 생각을 조율하고 진지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심형래는 감독일 뿐이고 진중권은 평론가일 뿐'이다. 나는 어느 쪽의 편을 들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나로서는 두 사람 모두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인 동시에 내 나름의 비평을 할 수 있는 대상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생각은 저마다 다르므로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심형래 감독은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어야 하고 진중권 교수는 평론을 해야 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심형래 감독이 진중권 교수를 비롯한 평론가들의 혹평을 새로운 자극제로 받아들여 발전하고, 그래서 다음 작품에 대해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물론 심형래 감독이 처음부터 평론가들의 비평에 구속될 이유도 없으며, 평론가들의 입장에서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이 아닌 냉정한 의미에서 비평이 이루어져야 한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때는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이건 누가 '옳다 그르다'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애초에 그런게 아니지 않은가.





    댓글 15

    • 하회탈 2007.08.14 04:51

      한말씀만 올리지요. 위에 글을 보면 진중권이 올린 글이 매우 유익하고 흥미롭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디워로 인해 민망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전문가들은 디워같이 안은 영화가 나오면 민망해야 하는지?
      그리고 300에서는 그래픽만 보면 되고 디워는 그래픽을 제외한 스토리나 배우들에 연기력만 봐야 하는건지요?
      진중권이 100분토론에서 말하기를 디워는 애국심,인생극장 마케팅이라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디워를 본 사람들이 위에 마케팅으로 봤다고 생각하시는지?
      100분토론을 보셨는지요? 100분토론에서 계속해서 같은 애기만 하고 있더군요.
      성용인도 아니고 가족영화인데 무슨 아리스토가 애기한 기본이 없다?
      도대체 영화라는 것이 어느정도에 기존이 있어야 하는지요. 지금까지 나온 한국영화들 중에 비판하고 평론한다고 해서 달라진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볼때는 계속해서 폭력영화나 어설픈 코메디 영화 말고는 없습니다.
      괴물이 흥행했다고들 하는데 저는 보면서 그렇게 잘만들 영화인지 의심가더군요. 그래픽도 어설프고...
      디워영화 자체가 100% 완벽하게 만들어진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관람한 모두 완벽하다고 느낀분들도 없고,그동안 심감독님이 노력하신것과 보고싶어서 보는 것을 가지고 영화같지도 않은 영화를 지지한다고 애기하는것이 정당한지 물어보고 싶네요.관객들이 보고 싶어서 보는 영화인데 그것 가지고 전문가라는 사람이
      할말 못할말 다 애기해도 되는지...그러나 영화같지도 않은 영화니 디워로 인해서 민망하다는 애기까지 나와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디워로 인해서 진중권한테 손해가거나 피해준것이 있는지요...

      • BlogIcon fides 2007.08.14 05:34 신고

        '디워'에 대한 진중권 교수의 견해가 편협하고 부당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유익하고 흥미롭다고 해서 그의 견해가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편협하고 부당한 평론에 대한 반감이 '디워'만큼 있었던 영화가 지금까지 있었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다시말해 지금까지 동의할 수 없는 평론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왜 디워에 대한 평론에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민망하다'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더 큰 이유는 그런 표현을 쓴 영화가 '디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이런 생각이 지금의 논란에 대한 완전한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디워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를 음미해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대중들이 인정하고 있는 디워의 가치나 심형래 감독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점들은 마땅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즉 디워에 대한 비평(혹평)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저로서는 혹평이 다른 작품에서는 되고 디워에서는 안될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결국 제 입장은 양쪽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으면서 동시에 대립하는 양쪽에 각각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 고스트 2007.08.14 05:03

      평론가는 평론을 하면 됩니다. 비난을 해선 안되지요.. 진중권은 궤변론자일 뿐입니다.. 토론자체를 할 수 없는 인간이지요.. 일단, 자기 논리가 100% 확실하다는 전제하에서 토론을 시작하니까요..

      • BlogIcon fides 2007.08.14 05:45 신고

        누리꾼도 자기 의견을 밝히면 됩니다. 비난을 해선 안되지요.. 진중권은 영화에 대해 비난을 하면 안되고, 다수의 누리꾼들은 진중권에 대해 비난을 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시겠지요? 더불어 자기논리가 100% 확실하다는 전제 하에서 토론을 시작하는 것이 잘못되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90%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50%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50% 확실하다는 사람을 '토론을 위해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봐야 합니까 아니면 '자기 주장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불안한 사람'으로 봐야 합니까? 고스트님은 제 글에 댓글을 다실 때 자기주장이 몇 퍼센트 확실하다는 전제를 두셨습니까? 고스트님의 이야기는 합리적인 주장이 될 수 없습니다.

    • dblue 2007.08.14 12:22

      제 의견과 상당히 비슷하시네요. ^^;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란 다양한 의견이 활성화될수록 공고해진다고 믿는 저로서는 이러한 충돌 자체는 유익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다만 감정적으로 흘러 토론이 목적을 잃으면 안되겠지만요. 자신만의 논리로 서로의 논리를 반박하고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이유없는 비난이나 감정적 대응은 평론과 토론에서는 있어선 안될 존재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혼란의 와중에 정작 당사자인 심형래는 왜 아무말도 없는걸까요..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 BlogIcon fides 2007.08.14 16:42 신고

        심형래 감독이 아무 말이 없는 건 아마도 논란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건 일을 더 크게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이기 때문에 논란에 뛰어 들어 직접적인 '항변'조차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이상을 누리꾼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구요. 그러나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까지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이 바람직한 일일 수도 있지요.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심형래 감독이 이번 논란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감독은 '작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이번과 같이 '디워'에 대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 관객이 심형래 감독의 다음 작품에 대해서도 똑같은 호의나 열광을 보여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평론가들도 심형래라면 무조건 혹평을 하지도 않을 것이구요. 결론적으로 심형래 감독에겐 다음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서 관객이나 평론가 모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과제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 글쎄요 2007.08.14 12:33

      평론이 약이 될 전제조건은, 그 평론이 공정한 기준을 가지고 공정하게 내려진 것일때에야 효과를 발합니다. 또한 평론은 어디까지나 평론일뿐 관객을 모욕해서는 곤란하죠. 평론의 힘의 한계를 깨달아야 하는겁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저 두가지가 완전히 어긋나버렸죠. 공정한 기준을 들이대지도 않았을뿐더러, 쓰레기 영화라는 식으로 관객들까지 모욕을 가했습니다. 이래서는 약이 되기 곤란하지요. 맹독이 약이 되는건 어디까지나 '적당히' 복용했을 때 뿐이지, 지금의 평론계처럼 맹독 세례를 퍼부어서는 결코 약이 되지 못합니다. 다세포 소녀나 꽃미남 테러사건같은 최하의 영화에 들이댄 기준 정도만 디워에 댔어도 사람들의 공분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평론계는 공정함과 동시에 평론계의 한계를 알아야 하지요. 자기들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게 아니라는 것을요.

    • 글쎄요 2007.08.14 12:35

      그런 의미에서 진씨의 '평론가치가 없는 영화'라는 이야기는...가치없는 영화를 보는 관객이란 당연한 모욕으로 들릴 수 밖에 없게 되는겁니다.

      • BlogIcon fides 2007.08.14 17:00 신고

        평론이 '약'이 될 조건으로 '공정한 기준'을 이야기하시면서 더불어 평론은 '관객에 대한 모욕'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저로서는 그점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평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기준이나 관객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평론이 담고 있는 '설득력'일 뿐이지요. 다른 작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특정 작품에 대해 꼬집어 이야기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관객을 우습게 여기는 평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평론은 그만큼 자유로운 것이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이 설득력이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인데, 이번 사안에서 진중권 교수의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공정한 기준이 아니다', '관객을 모욕했다'는 이유 때문에 대중적인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중권 교수가 평론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핵심인 '미학적 구성의 미흡'이라는 부분은 하나의 주장으로서 타당한 논리적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대중에게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의 주장이 '틀린 말'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틀린 말이 아닌 이상 심형래 감독은 충분히 그의 평론을 비판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고 약이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심형래 감독이 감정이 상했다면 더 나아진 작품을 보여주어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차원의 복수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약이지 독이 아닙니다. 대중적 인기가 결부된 것 중에서 '독'이 되는 것은 오히려 '대중적 인기' 그 자체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약이 되는 소리는 본래 듣기에 싫은 법입니다. 이렇듯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성이 있는 문제이지요.

    • BlogIcon 관객 2007.08.14 13:55

      왜 이렇게 네트즌들이 디워를 옹호할까? 가 아니고 비평가들이나 또는 영화에 지식이 있는 사람들모두가 디워를 비평이 아닌 비난만 하고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디워를 보고 나온 관객들을 애국애족의 벌거숭이 꼬마 원숭이로 비유를 하면서 마치 영화를 보고 나온 모든 관객들을 싸잡아서 꼬마 원숭이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네트즌들은 열받은 것이다 나도 역시 그래서 열을 받는다. 그리고 100분 토론에서의 진중권 교수는 심감독의 디워를 영화도 아닌 것으로 간주해 버렸다 그럼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나온 관객들은 무엇인가? 하찮은 인간 이란 말인가? 그리고 명색이 교수라는 사람이 얼굴 붉히면서 막말을 하고 예의라고는 눈씻고 찾아볼수가 없는 아주 옹졸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비난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잘된점과 잘못된 점들을 잘 조화해서 비난을 하던지 비평을 했으면 다수들은 그사람의 말을 믿어 줬을것이다 .무식한 내가 보더라도 진중권씨의 발언들은 대학교 교수로써의 자질이 의심될만큼 아주 옹졸해 보였고 티브이를 시청한 시청자들이나 반청객들에게 불쾌감만 심어준것만 같아서 보는 내내 화가 났었다.

      • BlogIcon fides 2007.08.14 17:25 신고

        제 주장은 '디워'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논란의 주체들은 각각 설득력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을 '비난전'으로 끝내지 않고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형래 감독의 노력과 성과는 충분히 인정받을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한편 평론가들의 태도나 심형래 감독의 의미 있는 작품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인해 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태도문제는 접어두고 작품에 대한 그들의 비판만을 본다면 타당한 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감정적인 부분을 제하고 각각의 입장과 주장에 이성적인 부분만 남기면 발전을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겠습니까?

    • 약간맛 2007.08.22 20:54

      진중권 옹호하는 놈도 있군. ㅋㅋㅋ

    • BlogIcon 산사람 2007.08.23 18:04 신고

      제가 보기에 진중권이 디워에 사용한 분석틀은, 묵직한 소갈비를 토막내는데 회칼을 사용한 경우라고 봅니다. 마치 고장난 전화기를 고치려는데 전자공학의 전문지식을 나열해 놓는다고 할까요. 진중권을 보면, 학식도 있고 명망도 있는 사람이 어디인들 나서고 싶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 BlogIcon fides 2007.08.23 23:34 신고

        아주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데 '디워'를 학문의 도마 위에 올려 놓은 느낌이 다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중권 교수를 비난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지나치게 현학적인 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심형래 감독이 다음 작품을 작업한다고 했을 때는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지적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지적은 심형래 감독이 만든 영화가 형편 없으니 "때려 치우고 다시는 영화 만들지 말아라"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요. 분명 현학적인 면도 있고,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는 미적 판단에 있어 논리로 무장한 자기 주장만으로 접근하는 면도 있어 보이지만, 비유하자면 하다못해 개똥도 약에 쓰려고 하는 경우가 있듯이 전혀 쓸모 없는 주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형래 감독이 진중권 교수나 그밖의 평론가들의 주장에 구속되거나 압박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저는 심형래 감독이 이들의 주장을 유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쯤 음미해 보았으면 합니다. 버릴 건 버려지겠지만, 심형래 감독이 어떤 구상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 의미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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