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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수정 복귀를 둘러싼 논란
    Essay 2006. 10. 29. 05:33

    요즘 인터넷에서는 지난 2001년 필로폰(philopon) 투여혐의로 기소되어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탤런트 황수정씨의 복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한다.

    당시 황수정씨는 드라마 <허준>에서 '예진아씨' 역을 맡아 정숙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1년 정도 뒤에 사건이 터졌고 구속기소 되는 것과 동시에 사회의 거센 비난을 들으며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

    연예계 소식을 잘 모르는 가운데 겪은 내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사실 황수정씨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전부터 들은 바가 있었다. 특히 군대에 있었을 때에는 황수정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들을 많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연예인 이야기에 별로 관심도 없었고 비단 황수정씨 뿐만 아니라 군대란 곳이 각종 음담패설이 넘쳐나는 곳이니 그런 말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악소문들이 사실이건 아니건, 후에 필로폰 투여사건이 터지자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는 그 악소문들이 모두 진실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듯 했다. 군대가 아닌 사회에서조차 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별 관심 없는 나부터도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니 황수정씨에 대한 사회의 반감은 정말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황수정'이라는 탤런트에 대해 '무관심'과 함께 '약간의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 다른 생각을 갖기도 했다. 그것은 황수정씨를 둘러싼 모든 좋지 않은 소문이 진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을 화제 삼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확히 모르는 것은 그냥 모르는 것이다'라는 점을 사람들이 자주 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이 '소문의 속성'이긴 하지만, 그래서 나는 황수정씨에 대한 비난여론이 그가 저지른 잘못 이상으로 확대된 측면이 있었다는 점도 반드시 생각해야만 한다고 여겼다. 물론 어쩌다 사람들로부터 황수정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화제를 오래 끌고 싶지 않아 그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안타까움으로 남는 일이었다.

    여하간 황수정씨의 복귀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을 한 언론매체는 이렇게 압축하여 표현했다.


    "연예게 복귀 안 된다" vs "자숙기간 충분했다"


    사람들의 의견이야 더욱 다양했겠지만, 이렇게 압축된 표현만을 놓고 보자면 나는 어느 한 쪽만을 선택하기가 어려워 고민에 빠진다.

    우선 "연예계 복귀 안 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안될 이유가 없다. 비록 집행유예를 선고받긴 했어도 재판을 통해 처벌을 받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공인이라고는 해도 더 이상의 같은 잘못이 없다면 황수정씨의 방송활동 복귀가 안될 이유가 없다. '아이들이 보면 뭐라 생각하겠는가'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한데, 그건 아이들을 너무 무시하는 지나친 걱정이다.

    한편 "자숙기간 충분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랬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황수정씨 본인으로서는 힘든 시기를 겪어 왔겠지만,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환골탈태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복귀' 이야기만 들릴 뿐 자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려는 모습도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니 어쩌랴. 나는 그가 방송에 복귀한다고 해서 그걸 막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약사범은 연예인들이 흔히 범하는 '음주운전'이나 '도박'과는 다르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무엇이 다른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차라리 그런 신념과 여력이 있다면 국회에 포진하고 있는 지긋지긋한 범죄자들부터 끌어 내리는데 힘을 모으는 편이 훨씬 보람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일 뿐, 사람들로부터 용서받고, 인정받으며,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은 황수정씨 본인에게 달려 있다. '황수정'이라는 연예인을 TV에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도 당연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므로 그 모든 걸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내 주관적 기준으로는 단순히 '인기나 이미지 회복'의 차원이 아니라 무언가 사회에 진심으로 기여하려는 모습이 있어야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용서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은 바로 '희생'이기 때문이다.

    나는 황수정씨가 방송복귀를 원한다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마약사범'은 처벌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방송복귀를 해서 달라진 모습, 좋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소문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나쁜 소문'이 나는 이유와 '좋은 소문'이 나는 이유는 분명히 있고, 그 이유는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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